좋은 악기와 비싼 악기
흔히 사람들이 좋은 악기라고 하면 비싼 악기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싸고 좋은 악기는 거의 없지만 비싸다고 다 좋은 악기라고 할 수 없다.
좋은 악기에 대해 정의를 해보면 개인적으로 좋은 악기는 연주자가 필요로 하는 소리를 원하는 대로 편하게 내어주는 악기라고 생각된다. 이건 기본적인 악기의 역할에 관한 부분이고 스트라디바리나 과르네리 같은 유명 바이올린 제작가가 만든 역사적인 가치를 가진 악기도 또 다른 관점에서 좋은 악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 이 두 가지는 매우 많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전문 바이올린 제작가의 경우, 악기를 만들 때 항상 연주자의 입장을 생각하며 악기를 만들기 때문에 전문 제작가들의 악기는 위에서 언급한 기본적인 악기의 역할에 충실하다. 그리고 이런 전문 바이올린 제작가의 악기들은 대량 생산되는 악기에 비해 훨씬 고가에 거래되기 때문에 일반인들의 기준으로 좋은 악기와 비싼 악기를 동일하게 인식하는 것 같다.
올드(old) 악기와 낡은 악기
우리나라에서 올드(old) 악기라고 하면 오래된 악기라는 의미 외에 막연하게 좋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는 것 같다. 실제 악기점에서도 고객들에게 그런 식으로 악기를 소개하기도 한다. 그러면 과연 오래된 악기는 좋은 악기인가에 대한 부분은 아래의 링크글을 참고하기 바란다.
오래된 악기는 좋은 악기인가에 대해서는 이런 질문으로 설명을 대신 할 수 있을 것 같다.
공장에서 대량으로 만들어진 악기가 100년이 지나면 좋은 소리가 나는 악기로 바뀌고 그 가치가 올라갈까?
오래된 악기가 가치를 가지기 위해서는 최소한 언제, 어디서, 누가 만든 악기인지 명확하게 밝혀져야 한다. 그 중에서 특히 누가 만든 악기인지에 따라 그 가치가 결정이 된다.
물론 누가 만든 것인지 모르는 혹은 공장에서 대량 생산된 오래된 악기 중에도 소리는 잘 나는 악기가 있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그 악기의 가치가 올라가지는 않는다. 아마 이 부분에서 많은 사람을 현혹하는 값싼 올드 악기라는 것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흔히 얘기하는 소리값(?)….
이런 악기는 어찌 보면 올드 악기라는 표현보다 낡은 악기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기도 하다.
나에게 맞는 최고의 악기는?
악기 구입은 개인의 경제적인 상황에 의해 결정된다. 이것은 연주자의 실력 또는 취미인지 전공인지도 전혀 상관없는 것이다.
그러면 어떤 악기를 구입하는 것이 좋은가?
악기 제작가 또는 악기 전문가의 입장에서 얘기한다면 경제적인 능력이 허락하는 한도에 따라 다르다고 얘기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렇게 애기하는 건 너무 막연하기 때 전문 제작가의 악기를 기준으로 가격대 별로 개인적인 의견을 적어보려고 한다.
가장 낮은 가격대의 악기라면 바이올린 제작학교에서 학생들이 만든 악기가 최상의 선택일 것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그런 악기를 구하기 쉽지 않다. 이런 악기보다 낮은 가격대의 악기라면 개인적으로 중국에서 만드는 악기들의 경쟁력이 가장 좋은 것 같다. 단점이라면 가치가 올라가지는 않는다는 점과 악기의 상태를 잘 보고 골라야 된다는 점 정도…
그 다음은 현재 만들어지고 있는 전문 제작가의 악기일 것이다. 보통 어느 정도 경력이 있는 경우 1천만원부터 6~7천만원까지 그 가격대가 광범위하다. 개인적으로는 2~4천만원대의 악기가 여러가지 면에서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런 가격대의 올드 악기라면 개인적으로는 무조건 피하는 것이 좋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격대의 올드 악기라면 당연히 누가 만든 악기인지 불분명하고 따라서 그 가치도 불분명한 악기이기 때문이다.
이 이상의 가격이 되면 한 세대 이전의 악기까지 선택의 폭이 넓어지기 때문에 쉽게 새 악기를 추천하기 어렵다. 악기의 가치는 누가 만들었는지가 가장 중요하지만, 시대에 따라 어느 정도 가격에 영향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같은 시대에서 높은 가격대의 악기는 이전 세대의 낮은 가격대의 악기와 가격이 겹치는 일이 계속되기 때문에 한 시대에서 높은 가격대의 악기와 전 세대에서 낮은 가격대 악기의 선택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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