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기 중에 가장 특이한 시장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 바로 바이올린족 악기(이하 바이올린)인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이다.
대부분의 경우 악기를 구매할 때 새 악기를 구입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바이올린의 경우 새 악기보다 중고 악기라고 할 수 있는 오래된 악기들의 거래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시장이다. 물론 이런 상황을 이상하다고 여기는 사람들 또한 많지 않다. 특히 국내 현악기 시장에서는 새 악기(전문 현악기 제작가가 만든)의 거래는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면 이런 특이한 구조의 악기 시장에서 악기를 구입할 때 어떤 점에 주의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악기 거래를 한마디로 얘기하면 "신뢰"라고 할 수 있다. 새 악기부터 올드(old) 악기까지 모든 악기 거래는 신뢰를 기반으로 한다. 그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이올린의 가치에 대한 판단에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연주자들이 원하는 악기는 소리가 중요하지만 실제 거래되는 악기의 가격은 누가 만든 악기인가에서 우선적으로 결정된다. 그 다음으로 악기의 상태가 가격에 영향을 주며 정작 소리는 악기의 가격에 크게 영향을 주지 못한다. 그러나 전문가들 외에는 이러한 내용을 자세히 알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악기를 구입할 때에는 이런 내용에 대해 어떤 신뢰를 주는 가가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신뢰를 만드는 것들 중에 가장 우선 되는 것이 판매자의 신뢰도이다. 실제 판매자의 신뢰도에 따라서 악기의 가격에 차이가 나기도 한다. 이런 신뢰도는 판매 후 악기에 대해 어떤 책임을 지는 가의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정상적인 악기점에서 악기를 구입했을 경우 교환, 환불 등이 수월하지만 개인간의 거래에서는 교환이나 환불이 어렵다. 그래서 똑같은 악기가 있다고 할 때 가장 비싼 가격을 책정하는 곳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악기점들이고 가장 가격이 낮게 책정되는 것은 개인간의 거래이다.
물론 이런 차이점은 단순히 판매 후 책임에 따른 차이만이 아니라 기본적인 악기에 대한 증명의 차이도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악기점들에는 대부분 유명 감정가가 있고 이런 감정가들의 보증서(certificate)가 첨부되어 악기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보증서(certificate)는 내용을 보면 단순하게 악기에 대해 적어놓은 문서이다. 누구나 쓸 수 있지만 다 보증서의 역할을 하지는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작성자에 따라 종이 조각에 불과한 보증서들도 있다. 보증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작성자가 누구인가 하는 것이다. 이런 보증서는 모든 악기에 있는 것은 아니고 악기의 제작가가 누구인가에 따라 악기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전문 제작가에 의해 만들어진 악기에만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스트라디바리 같이 오래된 유명 악기의 경우에는 여러 감정가가 쓴 보증서가 같이 따라 다니는 경우도 있어 그 악기의 역사를 대변하기도 한다. *유명 보증서의 경우 일련번호를 통해 발행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감정가가 없는 악기점의 경우에는 유명 감정가에게 보증서를 의뢰하는 경우도 있고 기존에 보증서가 있는 악기들의 거래를 통해 이런 신뢰를 만들기도 한다. 이런 보증서 외에 중요한 것이 각 악기점의 판매에 대한 계약서이다. 이런 계약서에는 보통 악기의 교환이나 환불에 대한 내용이 상세히 적혀 있으니 악기를 구입할 때에는 이런 부분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보증서가 없는 악기의 거래에서는 더 중요한 부분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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